Elenovation1 프롤로그 | 이름으로 남는 한 프롤로그이름으로 남는 한 빛을 비추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회색 금속으로 된 차가운 외벽 위로, 오래된 흠집과 수복 흔적, 여러 번 덧대고 뜯어낸 자국이 겹쳐져 있었고, 사람 하나쯤은 삼킬 수 있을 것 같은 높이의 케이스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손전등의 각도가 조금 틀어지는 순간, 금속 표면 위로 문장이 떠올랐다. 【이름으로 남는 한...】 이서는 숨을 멈춘 채 그 문장을 올려다보았다.문장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그 아래로 몇 줄이 더 이어져 있었지만, 왠지 입 밖으로 내서는 안 될 것처럼 느껴지는 문장들이었다. 바닥 아래에서 낮은 진동이 울렸다.기계음 같기도 했고, 생명체의 심장박동 같기도 했다.장치 외벽을 감싼 고리 세 겹이 아주 느리게 떨리고 있었다. 이서는 검게 꺼진 인가부 앞으로.. 2026. 3.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