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 1부 1장 | 2학년 3반 (3) 1부 1장2학년 3반 (2) 이서는 책상 위에 올려 둔 물병을 한 번 돌려 놓았다. 딱히 할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그게 더 자연스러워 보여서였다. 좀 전까지의 적막이 무색할 정도로 주변은 금세 다시 시끄러워졌다. 「야.」 갑자기 가까운 데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서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윤가온이 자기 옆줄 통로에 반쯤 걸쳐 서 있었다. 완전히 가까운 것도 아니고, 멀리서 부른 것도 아닌 적당한 거리였다. 타인과의 미묘한 간격을 재는 법을 본능적으로 아는 사람처럼 보였다. 「너 물병 계속 돌리고 있더라.」 이서는 손을 멈췄다. 그제야 자기가 아까부터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아.」 대답이 너무 짧았다고 느낀 건 그 다음이었다. 가온은 전혀 걸리지 않는 얼굴이.. 2026. 5. 9. 1부 1장 | 2학년 3반 (2) 1부 1장2학년 3반 (2) 교실 문이 열리자, 흩어져 있던 소리가 가라앉았다. 말을 멈추지 못한 몇몇의 목소리가 늦게 따라 줄어들었고, 의자를 밀던 소리도 한 박자 뒤에 멎었다. 들어온 사람은 압도적인 존재감도, 일부러 힘을 준 분위기도 없었지만, 흐트러지는 부분 또한 없었다. 멈추는 위치가 일정하고 정확했고, 교탁에 선 뒤의 시선은 길지 않게 교실을 한 번 훑었다. 짧은 시선이었는데도, 대충 넘기는 느낌은 아니었다. 한도하였다. 한도하는 별다른 인사 없이 교탁 앞에 섰다. 손을 올리기도 전에 전자 칠판 한쪽이 반응했고, 생활기록 화면이 접히듯 사라진 뒤 출결 목록이 위에서 아래로 조용히 내려왔다. 교실 오른편 패널에도 담임 인증 완료 표시가 짧게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앉아라.」 이미 앉아 있던 .. 2026. 4. 18. 1부 1장 | 2학년 3반 (1) 1부 1장2학년 3반 (1) 새 학기 첫날의 복도는 늘 시끄럽다.신발 바닥이 바닥재를 미끄러지는 소리, 사물함 문이 닫히는 소리, 서로를 부르는 목소리, 늦었다며 짧게 뛰어가는 발소리까지. 하지만 2학년 구역 쪽은 달랐다. 다들 웃고 떠들고 있었지만, 어딘가 자기 몸을 의식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이서는 2학년 3반 문 앞에 멈춰 섰다. 문 옆 벽면에는 출결 인증 패널이 붙어 있었다. 투명판 안쪽으로 얇은 전하선이 몇 겹 겹쳐 있었고, 학생이 손목의 인식 밴드를 가까이 대면 안쪽 회로가 은은하게 켜졌다가 꺼졌다. 그 아래에는 안정성 경고 표시등 세 칸이 나란히 박혀 있었다. 초록색, 주황색, 빨간색. 평소에는 장식처럼 보였지만, 작년 가을 한 번 주황색 표시등이 켜진 뒤로는 그걸 무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2026. 3. 28. Tamia - Officially Missing You 가사 번역 긱스의 Officially Missing You만 익숙했는데,뒤늦게 이 노래에 원곡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빗방울 소리만 들려 지붕 위로 떨어지는 그 소리만 오, baby 왜 꼭 떠나야만 했던 거야 이 아픔은 도무지 사라지지 않아 그리고 오늘, 난 정말 네가 너무 그리워 이 상처에서 나는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어 하지만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어 아무리 아닌 척해도 오래 못 가더라 방법은 없나 봐 그리고 오늘, 난 정말 네가 너무 그리워 아무도 너처럼은 못 해 네가 하는 사소한 모든 것까지도, baby 계속 내 머릿속에 맴돌아 그리고 난… 정말 네가 그리워 내가 하는 거라곤 그저 누워만 있는 것뿐이야 눈물로 가득한 날들을 보내면서 벽에 걸린 네 얼굴만 바라봐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넌 내 사.. 2026. 3. 20.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