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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질문이 반이다” — 주제 선정과 문제정의 (1)

꾸밈음 2026. 5. 12. 19:27

 

먼 옛날 혈액형에 따른 성격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듯이,

요즘 모임에서는 MBTI가 이야깃거리가 된다.

 

T와 F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시선도 재미있지만,

과학을 하는 입장에서는 N과 S의 차이가 참 흥미롭다.

그 유형의 차이는 사고방식에 있는데,

S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에 기반한 생각을 하는 반면,

N은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아이디어와 의미에 집중한다나.

 

그래서인지 N은 '만약에~'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S는 '왜' 그런 생각을 해야하는지 되묻는다.

반대로 S가 '그것은 이러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할 때,

N은 '왜' 그러한지 되묻는다.

 

다소 장황하게 시작했지만, 하고자 하는 말은 이렇다.

 

연구는 바로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좋은 연구는 일견 당연해 보이는 것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그 이유와 현상에 대해 생각하고 규명해 나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패턴이나 의미, 가능성과 큰 그림을 보려고 하는 N의 성향이

구체적 사실이나 실제 데이터, 절차와 재현성에 중점을 두게 되는 S의 성향보다

적어도 연구의 시작은 좀 더 유리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차차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지만, 연구는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모두 필요한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기본적인 성향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의미있을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어찌되었든 연구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어떤 현상에 대해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결국 논문이라는 것은

현상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설명하는 것에 대해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

제한된 시간의 문제도 있고, 듣는 사람들의 지식 수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준비한 수업의 내용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린 부분이 존재할 수밖에 없음에도,

아무런 질문 없이 그저 그렇게 넘어가는 경우들이 자주 있다.

 

물론 질문이 없다는 것만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아무튼 혼자서라도 그런 의문점들을 하나씩 찾아보고 탐구해나간다면 정말 큰 성장이 있을테다.

 

하지만 사실 질문은 어려운 것이 맞다.

무언가 구멍이 뚫린 부분,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그만큼 그 주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분야에 대해 아는 지식이 많아질 수록 비어있는 부분들을 잘 파악하게 될 것이기에 그렇다.

 

논문의 주제 선정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주제 선정에 앞서 가장 먼저 행해야 하는 것은,

그 분야 전반에 대한 지식을 쌓는 일이다.

 

본인의 위치에 따라 그 넓이와 깊이는 달라진다.

정말 어떤 주제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정말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연구는 일상에서 나오는 법 

 

가까운 서점에 가서 책부터 집어들자.

TV를 켜서 뉴스를 보자.

친구들을 만나 근황을 나누자.

 

어떤 분야에 관심이 생긴다면, 깊이를 더할 때다.

그 분야에 대한 연구들을 익혀야 한다.

해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지난 수년간 쌓여온 해당 분야의 리뷰 논문들을 훑는다.

최신 경향의 논문들을 섭렵한다.

 

특정 주제들에 눈길이 가기 시작한다면,

이제 선별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해당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인프라를 검토한다.

아무리 하고 싶은 주제와 연구여도,

내 상황에서 진행하기 어렵다면 아쉽지만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